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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생이 오락실에서 안경을 주운 이후로 일어난 무서인 이야기 2-3편

고시생이 오락실에서 안경을 주운 이후로 일어난 무서인 이야기 2-3편

bmkim   2018.08.14

 

​고시생이 오락실에서 안경을 

주운 이후로 일어난 무서운 이야기 2,3편

 

그 순간 나는…

일단 일이 뭔가 잘못 되었음을 

느끼고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핸드폰을 찾음.

 

분명히 핸드폰을 바지 주머니에 꽂아둔 채로

옷걸이 걸어놓고 잤는데

옷걸이에 내 옷이 하나도 없음 ㅠㅠ 이거 뭐야

 

이불도 싹 다 없어지고 옷도 없어지다니…

갑자기 말도 안되지만 누군가

올드보이의 유지태처럼

날 여기 노량진 고시텔에 가두고 

뭔가 음모를 꾸미는 거 아닌가 생각이 되었음

 

창문 밖으로 도움을 요청해볼까

 생각이 되는데 왠지 민폐일 거 같은 느낌에

일단 시간을 확인하기 위해서 시계를 봄.

 

아니 그런데 시계가…
12시임

정확히 12시 00분

 

아니 이게 ㅋㅋㅋ 말이 

안되는게 내가 오락실에서

그 막상막하의 상대와 게임하다가 

동전 없어서 나오던 때가 11시 30분임.

 

다른 때엔 시간을 확인 안 했어도

그때의 그 시간만큼은 또렷하게 기억남.

 

그 다음에 집에 왔다가 다시 오락실 갔다가 집에와서

오토켜놓고 잠들었는데 내가 그 오락실에서

나온지 30분 밖에 안지났다고?

아니 ㅋㅋㅋ 이건 진짜 말이 안됨

 

어이가 없어서 시계를 잘 들여다보는데

내가 시력이 안좋아서 잘 못봤음

시계 자세히 들여다보니

정확히 12시00분 00초에서

시침분침초침 다 멈춰있음


아 진짜 한없이 오싹함 돌아버릴 거 같음

진짜 이쯤되면 거의 이성을 잃는 수준임

민폐고 뭐고 창문에 고개 내밀고 

도움을 요청하려는 내 입에서

저절로 “A ㅏ… Si ㅂ ㅏ…”하는 

나지막한 탄성이 흘러나옴

 

여기 분명 노량진임. 

좁은 지역에 인구밀도가 아주 높게

오밀조밀 사람들 다 뭉쳐있음.

 

지금이 몇 신지는 몰라도 

이 시간에 불 켜진 곳이 하나도

 없다는게 말도 안됨

지나다니는 사람 역시 0명일 

뿐더러 아무 소리도 안 들리고

무엇보다도 밖의 풍경또한 

내 방 안 풍경처럼 빛이 아예 없음

다 회색임. 형체들만 잘 보임.

 

말이 안됨 진짜. 이게 무슨 상황임?

이거 꿈 아님?

근데 너무 생생함.

 

아 그래도 이건 꿈임. 진짜 

이건 그냥 꿈이라고 밖엔 생각할 수가 없음

어쨌든 꿈이라고 생각한 나는 다시 침대로 돌아왔음

 

근데 침대가 하나도 안푹신푹신함. 

뭔가 딱딱하고 불편함.

그래. 그래봤자 이건 꿈이지.

그렇게 생각하고 그냥 그 상황에서 

침대에 다시 가서

누운 담에 눈을 감았음.

 

아니 정말 너무 고요함.

소리 하나 안들림.

이때 잠을 잘 때 뭔가 이불 같은 덮을 게 없다는게

이렇게 소름끼치고 무서운 것인 줄 처음 깨달음

그뒤로 난 아무리 더운 한여름이여도

 절대 이불 없이는 잠을 자지 않음.

 

그렇게 눈을 감고, 

이건 꿈이니 이대로 자면 깨어나겠지

 싶어서 눈을 붙임.

???

 

아니 감각 하나하나가 생생하고 

시간 1분 1초가 가는게 너무 리얼하게 느껴짐

잠도 잘 안오고 무엇보다도

 이불 없어서 약간 춥고 침대가 푹신하지 않고

딱딱하단 촉감까지 너무 생생하게 느껴짐

 

갑자기 또 한없이 뭐가 무서워짐.

 눈을 못 뜨겠음

차라리 그냥 뭔가 귀신 같은 거라도 

팍 튀어나와서 날 기절시켜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음.

아놔… 영화나 만화 그런 거 보면 

주인공들이 깜놀깜놀하는 장면 나오면

픽픽 쓰러지고 기절하고 의식놓고 하더만

아 현실은… 그게 아님 ㅠㅠ

 

사람이란 의외로 기절을 잘 안하는 동물인가봄.

모르겠음 여자는 그럴지 모르겠는데 

나같이 예비역 딴딴한 놈은 ㅠㅠ

기절도 안함 ㅠㅠ 아 진짜 그냥 맘편히 

기절하고 싶었음 너무 무서웠음…

 

눈 꼭 감고 이건 꿈이다 꿈이다 

하다가 그럼 너무 무서워서

양 한 마리 양 두 마리 세다가

 에라 모르겠다 야한 생각을 했음

오, 이거 좀 괜찮음 나 ㅂㅌ아님 

근데 무서울 땐 야한 생각이 직빵인 듯

 

아 쓰니의 이미지가 마구 

실추되는 소리가 들려오는데 진짜 ㅂㅌ아님

너무 무서워서 제정신으로 있기 힘들어서 그랬음

그렇게 야한 생각을 하니 

 

좀 괜찮긴 한데 역시 상황이 너무 무섭고

또 이불 베개 없이 이질적으로 

딱딱한 침대에 누운 불편한 상황이라 그런지

쓰니의 소중이는 서지 않았음… 

뭐니 이거 왜 갑자기 19금으로 가니…

 

아무튼 중요한 건 그게 아니고 

그렇게 눈 꼭 감은채 야한 생각으로 버티고 버텼음.

나중엔 뭐 영화나 애니, 

게임생각도 하고 유행하는 

가요의 가사를 되뇌여보기도 하고

 

그냥 온갖 잡생각 다했음. 

지금 현실을 쫓을 수 있는 생각이라면 뭐든 했음.

그러다가 잠들었음 ㅋ

 역시 나퀴벌레의 생존력은 좀 쩌시는 듯…

자다가 일어나니 오토는 역시 돌아가다

 멈춰서 내 캐릭은 처절하게 죽어있고

이불 베개 제대로 다 있음. 옷도 있음.

 문고리 잘 돌아감.

역시 꿈이었나 ㅋ 근데 두번 

다신 꾸고 싶지 않은 꿈이었음

그렇게 실감나고 생생했던 꿈은 처음이었음.

 

뭔가 생각나서 머리맡에

 안경을 보니 안경도 제대로 잘 있음.

에이 ㅋ 꿈이었네

이렇게 생각하며 시계를 본 순간

히익!!

 

오늘 세계사강의 10시30분 

시작인데 무려 10시45분…

그나마 학원 바로 앞임.

 

난 정신차릴 틈도 없이 

대충 세수에 뻗친 머리 정리만 하고

옷 팔딱팔딱 입고 안경쓰고 집을 뛰쳐나옴

노량진 잠깐이라도 가 본 사람은 알 텐데,

 

고시촌에서 횡단보도 하나만 건너면 학원임

근데 그 횡단보도가 매우 짧음.

 10미터? 아마 10미터도 안 될 듯.

6~7미터 될라나?

 

매우 짧은 횡단보도인데 

문제는 여기 교통량이 상상을 초월함.

그 짧은 길인데도 불구하고 차 엄청많이 다님.

 

그래서 보통 그 짧은 횡단보도임에도

 불구하고 무단횡단은 꿈도 못꾸는데

다행히도 차가 없었음.

 

나님은 바람처럼 빠르게 

누구보다 빠르게 무단횡단을 했음

 

근데 그 순한 귀청이 떨어질 정도의 

빠앙!! 소리와 함께

 

“야!! 너 미쳤어!!”하는 

할아버지의 고함소리가 들려옴

어 뭐지? 하고 소리난 쪽을 돌아보는데

 

진짜 농담 안하고 그 거대한 

초록색 버스가 내 바로 앞에 뙇 있었음

뭐지? 분명 아무것도 없는 거 보고 뛰어나간 건데??

 

운전기사 할아버지가 

버스 안에서 온갖 걸걸한 욕설을 퍼부으시는데

내가 학원이 바쁜 지라 일단 죄송의 

표시로 짧게 목례만 하고 학원으로 뛰어갔음.

 

이때까지도 난 그 줏은 안경이 

뭔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 못채고 있었음.

그저 내가 등싀니 같이 정신놓고 

다녀서 이런 일들 벌어지는 줄 알았음.

 

그런데 결정적으로 학원에서

 난 이 안경에 뭔가 문제가 있다는 걸 

깨닫게 되는 일이 발생하게 됨

 

*3편*

난 재빨리 뛰어가 마이 레슨이 

있는 강의실에 도착했음.

그런데… 헐 이런…

이미 수업시작했음.

그래도 강의하는 교수님들이

 (학원이지만 강사가 아니라

교수님들이라고 불러드림) 

30분 수업이여도 가끔 수업 자체는

조금 늦게하는 경우도 있어서 

희망을 걸어봤는데 역시나였음

어머니 아버지…

죄송해요 ㅠㅠ…

진짜 내가 어쩌다 수업까지

 놓치고 이꼴이 되었나 하는

한없는 자괴감의 호수에 다시금 퐁당 빠짐.

 

진짜 어제부터 계속 정신놓고 살고

이러다 내 인생 망하는 거 아닌가 생각이 들음.

원래 사람은 작은 거 하나만 보아도 

미래를 알 수 있는 법이라 했음.

될 성 싶은 사람은 작은 거 하나하나에도 틈이 안 보이고

제 3자가 보았을 떄 안 될 사람은 

그냥 작은 거 하나하나에도 틈이 보여서

저 사람은 안 될 사람이네가 보인다 했음.

지금의 내 모습은 제 3자가 

아닌 내 자신이 봐도 안 될 넘이였음 ㅠㅠ

너무 슬퍼서 또다시 확 자포자기 

하는 마음으로 오락실에서

다음 수강시간까지 시간이나 때우다가

 올까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으나

생각해보니 어제부터 오락실 

잠깐 갔다가 일이 계속 꼬인 것이기에

오락실은 안 가기로 함.

작은 거 하나에서 승부는 결정되는 법.

 오락실 안 가고

빈 강의실에서 자습을 하자 마음을 먹음.

원래 승부는 큰 데서 나는 게 아님. 

이렇게 작은 것 하나하나가

모이고 모여서 나는 법임.

 

그렇게 생각한 나는 자습을 하기 위

 빈 강의실에 들어갔음.

빈 강의실에 들어가 불을 켜고 

맨 뒷자리에 앉아 자습을 시작했음.

책을 펼치니 아놔 ㅠㅠ 자괴감이… 

지금쯤 진도 여기 나가고 있을 텐데

 

교수님 수업과 함께 진도를 

나가야되는데 돈을 내놓고도 학원에서

왜 나는 나 혼자 이러고 있다니… 

갑자기 슬픔이 밀려들음 ㅠㅠ

 

나 혼자 책보고 진도나가니 지루함. 

교수님과 함께라면

훨씬 더 쉽게, 재미있게, 머리에 쏙속 들어올 텐데

비싼 수업료내고 대체 내가 이게 무슨 꼴임…

 

아놔…

에혀… ㅁ ㅣ치겠다…

역시나 나레기 답게 공부는 안하고

 이딴 생각을 하고 앉아있게됨.

그런데 원래 잘 알겠지만 공부라는게, 

집중하면 안 졸림.

그러나 딴 생각을 하면 졸림.

학창시절에 선생님 수업에 

집중하면 안 졸리지만, 듣다가

뭔가 잡념의 딴 생각들을 펼치는 

순간 나도 모르는 사이에

졸게되는 경우 있었을 거임.
그래서 잡념을 쫓고 집중하면 그다지 졸리지 않음.

근데 이게 머리로는 다 아는데

막상 실천하려면… 휴… 나레기 ㅠㅠ

그냥 포기하고 안경을 잠깐 벗고 눈 좀 붙일라했음.

책을 펼쳐 폭신하게 깔아놓고 

그 위에 머리를 두고 자려는 순간

?!

뭔가 ㅅ1 bal 갑자기 겁나 섬뜩함.

 문득 어제 꿈이 떠오름.

집 방 안도 아니고 이런 빈 강의실에서

 만약 어제처럼 회색의 방 안에 갇히는

그런 꿈을 꾸게 된다면???

???

 

뭔가 갑자기 상당히… 는 아니고 살짝 오싹해졌음.

(그렇잖아. 밤도 아니고 오전11시쯤, 

한 창 쨍쨍할 때에다가

사람도 겁나 많은 학원인데. 

별로 겁은 그렇게 많이 나진 않음.)

그래서 이대로 잠을 자느니 

세수라도 해서 잠을 쫓아야겠다고 생각이 됨.

다시금 정신을 차리고 안경을 쓴 뒤에 

강의실 밖으로 나왔음.

복도엔 아무도 없음.

화장실에 가보니 역시 화장실에도 아무도 없음.

하긴… 수업시간이 재수생들처럼 

이른 아침 7시 8시 이런 때에 있는 것도 아니고

널널한 타임 10시 반인데 그거에도 늦어서 

이렇게 혼자 빌빌대는 넘은 나밖에 없겠지.

차라리 수업 못 들어가면 밑에 오락실이나 

피시방에서 시간이라도 때우고 올 텐데

자습하겠답시고 여기서 청승맞게

 이러고 있는 것도 나 뿐일 거고.

에휴.

뭐냐 진짜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거울 속의 한심한 나에게 말했다.

“뭐냐? 넌. 진짜… 아오.”

한 번 나 자신을 향해 화풀이를 하고는

 안경을 벗고 세수를 어푸어푸 했다.

차가운 물이 얼굴에 닿자 시원하면서도 

뭔가 좀 정신이 드는 느낌이 났다.

슬슬 이 정도면 되었겠지 느끼며

 물을 끄고 물기를 손으로 좀 닦아낸 뒤

고개를 들었다.

어?

???

거울에 아무도 없었다.

???

잠깐.

뭐야 이거.

그럴리는 없겠지만

내가 시력이 나쁘니 세수하다가

 시야가 좀 흐려진 채 봐서 그런가 싶어가지고

고개를 다시 숙이고 아까 세수하느라 

잠깐 벗어놓은 안경을 집어들려고 했다.

???

안경은 안경이었다.

안경은 그냥 똑같았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안경’만’ 정확하게 그대로였다.

안경’만’ 변화가 없었다.

고개를 들어서 다시 한 번 보았다.

화장실에 아무도 없었다.

 

 거울 속에선 아무 것도 비쳐지지 않았다.

거울에 아무도 없는 건, 그건 별 거 아니었다.

거울에 내 모습이 비쳐지지 않는 것보다 

그때 나를 더욱 오싹하게 했던 건

이 화장실 전체의 풍경이

어제 꿈 속에서 봤던 그 회색의 내 방과 똑같은,

모두가 빛이 없는 회색이었다.

 

ㅇ ㅏ니 ㅅ1 발 잠깐만.

지금 오전 11시 쯤인데?

사람도 많은 공공장소 건물인데?

이게 말이 돼? 원래 이런 일은 

아무도 없는 후미진 곳에서 으스스한 늦은 시간에 벌어지는 거 아냐?

 

이게 말이 되냐고. 이게 꿈인가 현실인가

ㅅ 1 발 진짜 돌아버릴 것 같았다

다음에 4편에서 계속..

 

 

bmkim    4714 Vi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