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푸르트 맛집 Jesse James

프랑크푸르트 맛집 Jesse James

bmkim   2017.12.01

 

 

100점 만점에 110점. 맛있어서 나만 고개를 도리도리 흔드는 줄 알았는데 먼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도 한 입 먹고 역시나 도리도리 흔들고 있었다. 가게 천막에 쓰여진 ´We make your tougue Smile.´이라는 문장은 그냥 쓰여진게 아니였던 것이다.

 

 

사람마다 맛집을 알아보는 여러 가지 기준이 있겠지만 내 경우 꽃을 어떻게 꽂았는지를 보면 내 취향에 맞을지, 안 맞을지 대충 감을 잡을 수 있다. Jesse James의 각 테이블에는 작은 꽃병이 놓여있는데 세어보니 5,6 종류의 생화가 한 병에 꽂혀 있었다. 벽 쪽에 놓인 커다란 꽃단지에는 놀랍게도 생화와 조화가 마치 당연하다는 듯이 섞여 있었다. 이런 꽃 장식을 하는 레스토랑에서는 요리도 정성스럽게 감각을 총동원해서 만들 것 같고, 신선한 파격적 실험을 할 것 같다. 나중에 알았지만 가게 이름인 Jesse James는 19세기에 살았던 미국의 무법자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가게의 자유분방한 기운이 어디에서 오는지 알 것 같다.

 

Basil Grape Lemonade만 해도 그렇다. 나는 레모네이드에 바질을 넣을 수도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는데 맛이 기막혔다. 우리가 슈퍼에서 흔히 보는 끝이 둥그런 바질이 아니라 뾰쪽한 바질잎이 마치 유리잔에서 키워지는 것처럼 풍성했다. 잎 위에 눈처럼 뿌려진 설탕과 자주색 포도알, 그리고 유리잔과 맞춘 크리스털 느낌의 꼬치까지 무엇 하나 나무랄 데가 없으면서 격식을 차린 느낌이 들지 않는다.

 

 

평일 오후 2시 정도 였는데 가게 안은 남녀 노소 다양한 사람들이 오갔다. 은퇴후 친구들끼리 모인 듯한 할머니,할아버지 그룹도 있었고 내 옆에 앉은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비지니스차 잠시 왔다가 들른 느낌이였다. 솔직히 이런 아기자기한 인테리어는 젊은 사람들이 주 타겟이라는 편견이 있었는데 음식이 나오는 것을 보고는 바로 이해가 되었다. 이런 음식을 이런 가격대에 내놓으면 사람들이 모이지 않을래야 모이지 않을 수 없다.

 

 

나는 왕새우 Riesengarnelen 요리를 시키면서도 지금까지의 경험상 별 기대를 하지 않고 있었다. 진짜 왕새우가 나온다면 (꼬마새우가 나오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야채를 아주 조금 곁들여서 몇 마리 나오는 정도라고 생각했는데 웬걸, 프라이팬만한 접시에 완벽하게 구워진 왕새우가 푸짐한 샐러드와 함께 서빙되었다. 심지어 맛도 너무 너무 훌륭하다. 자연스럽게 매콤한 소스는 여러 사람이 같이 와서 맥주 마시면서 나눠먹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한다.

 

역시나 프랑크푸르트에는 보물 같은 곳들이 구석 구석에 숨어있나보다. 친구랑 왔었다면 다른 사람들한테 말하지 말고 우리끼리만 알고 있자,는 말이 나왔을 것 같다.

 

Jesse James 홈페이지

http://jessejames.eu/

 

추신. 두 번째 방문해서는 다른 요리들도 먹어봤는데 전반적으로 자극적이다. 매운 것을 좋아하는 한국 사람 입맛에는 잘 맞을 것 같다. 그리고 와인 셀렉션이 음식처럼 개성이 있어서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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