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탭 S4와 아이패드 프로 필기감 비교! 승자는?

갤럭시탭 S4와 아이패드 프로 필기감 비교! 승자는?

빅샷   2018.09.18

안녕하세요. 아이티카노의 테크몽입니다.

갤럭시탭 S4와 아이패드 프로를 모두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많이 듣는 얘기가 있습니다.

어느 게 필기감이 더 좋아?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S펜과 애플펜슬은 터치펜의 방식 자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저는 질문에 대답하는 대신 갤럭시 탭과 아이패드 프로를 주고 한번 써 보라고 제안합니다. 둘 다 써 보고 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렇게 얘기합니다.

애플펜슬이 필기감이 더 좋네

앞에서 설명을 길게 하고 싶지 않아서 저는 그냥 고개를 끄덕이고 이 주제를 마무리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 결론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입니다. 무슨 얘기인지 이 글을 모두 읽은 분들은 이해할 수 있게 조금씩 글을 써내려가려고 합니다. 스타일러스 펜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께 이 글을 바칩니다.

많이 쓰이는 스타일러스 펜의 종류는?

1. 감압식

아이폰 3GS가 출시되기 전 터치폰이나 PDA에서 많이 쓰이던 방식으로, 요즘도 신용카드로 긁고 서명할 때 사용하는 펜들은 대부분 감압식입니다. 펜에 특별한 기능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단순히 압력을 감지하는(감압) 방식이기 때문에 일반 볼펜이나 연필, 심지어 손톱까지도 감압식 펜을 대신할 수 있습니다. 내구성이 떨어지고 필압이나 기울임(틸트)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 빼고는 다 단점이라고 할 수 있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서는 요즘 거의 사용하지 않는 추세입니다.

이후에 소개되는 방식은 모두 정전식입니다.

2-1. 고무팁 형

대부분의 스마트폰 액정에 손가락으로 가볍게 터치를 할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터치스크린과 전기가 통하는 물체(손가락)와 상호작용을 하기 때문입니다. 정전용량식(이하 정전식) 중 고무팁 형태는 전기가 통하는 전도성 고무를 사용하는 펜으로 대부분의 터치패널에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범용성이 뛰어납니다.

가격도 저렴하지만 펜이 뭉툭하여 정확도가 떨어져서 그림을 그리기에는 부족하고, 무엇보다 손바닥을 액정에 올려놓았을 때 손바닥과 펜을 구별하지 못해 손을 띄워놓고 그림을 그려야 하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손바닥 인식을 막아주는 기술을 팜 리젝션이라고 하는데, 소프트웨어적으로 이를 구현하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2-2. 디스크팁 형

뭉툭한 고무를 이용한 고무팁 형태가 정확도가 부족하여 그림을 그리기에는 다소 부족합니다. 따라서 투명하고 동그란 디스크 팁을 이용한 방식이 탄생하였습니다. 정전식이기 때문에 스마트폰과 호환성이 좋지만 기술의 한계로 정확도가 떨어지고 실제 펜을 사용하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Jot와 다기펜이 있는데 고무팁 형태 보다는 가격이 다소 비싼 편입니다.

2-3. 전자기공명식(EMR)

스크린에서 자기장을 보내면, 펜에서 전자기유도현상이 발생하고 둘 사이의 공명을 감지하여 신호를 주고받는 방식입니다. EMR은 Electro-Magnetic Resonanace의 약자이며 대표적인 회사는 와콤이 있고 삼성전자의 S펜이 사용하는 방식으로 유명합니다. 액정 뒤에는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필름과 자기장 모듈이 있고 이것의 가격이 비싼 편입니다. S펜 내부에는 전원 장치가 없고 코일이 있어 이 자기장으로 인한 공진이 발생하여 따로 충전을 하지 않아도 되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자석에서 발생하는 자기장을 이용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액정 주변에 자석이 있으면 필기할 때 왜곡이 발생합니다. 자석 충전 케이블을 사용하거나, 자석 케이스를 사용하면 필기감에 안 좋다는 얘기이며, 자석이 들어있는 스피커 주변부에서도 왜곡이 발생합니다. 또한 외곽부에서도 왜곡이 발생하는데 이는 결함이라기보다는 전자기공명식의 한계라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2-4. 능동정전기식(AES)

Active Electrostatic의 약자입니다. S펜이 액정에서 신호를 보내 펜에서 받는 방식이라면, 애플펜슬에서 사용하는 능동정전기식은 펜에서 신호를 보내 디스플레이에서 받는 방식입니다. 정전기 신호를 내보네 터치패널에서 인식하는 방식이며 자기장의 공진을 이용하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외곽 부 좌표 오차가 없습니다. 지연속도도 매우 낮아 연필과 매우 흡사한 필기감을 보여주며 주사율이 120Hz인 아이패드 프로와 만나면 정말 종이에 필기하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하지만 펜을 따로 충전해야 하고 펜 가격이 비싸다는 것이 단점입니다. 물론 전자기공명식은 펜 가격이 싼 대신 디스플레이 뒤에 있는 정전기 모듈 및 필름값이 비싸기 때문에 결국 조삼모사입니다.

S펜은 싼데 애플펜슬은 비싸다?

이제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면 제가 쓴 내용을 이해하신 겁니다. 물론 제가 체감하기에도 애플펜슬이 비싸다고 생각합니다(뚜껑만 없어졌는데도 3만 원이라니...).

갤럭시탭 S4 VS 아이패드 프로 2세대 지연속도 비교

이제 갤럭시탭에 사용되는 방식이 EMR이라는 것과 아이패드 프로 AES 방식이라는 것을 이해했다면 둘의 필기감을 비교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둘 다 일반 필기하는 데에는 둘 다 훌륭합니다.

 

위 영상은 처음에는 아이패드 프로에 애플펜슬로 필기를 하는 모습이며, 후반부에는 갤럭시탭 S4로 필기를 하는 모습입니다. 둘 다 일상 사용범위 내에서는 충분히 좋은 필기감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S펜의 경우 조금 글이 늦게 적히는 느낌이 듭니다. 슬로모션으로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빠르게 줄을 그었을 때 슬로우모션으로 촬영한 장면입니다. 애플펜슬이 지나가고 나서 얼마나 뒤에 디스플레이에 선이 생기는지 확인해 보세요. 생각보다 늦게 생기지요? 그럼 이제 갤럭시탭을 봅시다.

 

슬로우모션 되었을 때 선이 얼마나 늦게 나오는지 보이시나요? 이러한 차이 때문에 실제로 종이에 쓰는 느낌은 EMR 방식이 AES방식을 따라가기 힘듭니다. 물론 AP 성능도 영향을 미치고, 디스플레이 패널의 주사율 차이도 큽니다. 실제로 아이패드 프로의 경우 1세대에서 2세대로 바뀌면서 주사율이 2배나 좋아졌고, 따라서 레이턴시(반응속도)가 41ms에서 20ms로 줄어들었습니다. 이는 현재 서피스펜 3세대(21ms)와 함께 가장 반응속도가 빠른 것입니다.

위 영상에서 갤럭시탭에서는 가로줄이 생기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를 플리커 현상이라고 하며 실제 눈으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주사율과 카메라의 셔터스피드 차이에 의해 발생하는 것인데 아이패드 프로는 주사율이 더 높아 이런 게 보이지 않았지요. 

EMR 방식의 갤럭시탭의 한계?!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EMR 방식은 모서리 부분에 왜곡이 있습니다. 위 영상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는 배경지에 그려진 선을 따라 그리고 있는데, 실제 필기가 되는 것은 한참 아래에 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애플펜슬의 AES방식은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삼성전자에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프트웨어적인 노력을 했는데

바로 기본 어플에서 모서리부의 필기가 아예 되지 않게 한 것입니다. 기술 자체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렇게 아예 필기를 하지 못하게 한 것이 나쁘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다만 S노트가 아닌 다른 그림 및 필기 어플을 사용하게 되면 모서리에 필기할 일이 생기는데, 이것이 참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S펜의 장점과 애플펜슬의 단점

여기까지만 글을 읽었다면 애플펜슬이 무조건 좋고, S펜이 안 좋아 보이지만 몇 가지 더 아셔야 할 점이 있습니다. 정보의 불균형으로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은 나쁜 행위이기 때문에 위에서 여기까지만 해도 글의 길이가 길지만 말씀드리지 못한 내용을 조금 더 얘기하겠습니다.

S펜의 장점

충전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며, 누를 수 있는 버튼이 있어 지우개로 사용하거나 클릭했을 때 커맨드 메뉴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편리합니다. 또한 전자기 유도는 거리가 떨어져 있어도 인식을 하기 때문에, 디스플레이와 펜이 떨어져 있을 때 펜의 위치를 표기하는 호버링 기능도 애플펜슬 대비 훨씬 더 먼 거리까지 가능하며, 노트7이나 탭S3부터는 필압이 4096단계까지 지원합니다. 애플펜슬에서는 AES의 특징상, 현 기술력에서 이 정도 수준의 필압을 지원할 수 없어서 공식적으로 필압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대략 512 정도 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애플펜슬의 단점

충전중인 애플펜슬 (부채 아닙니다)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충전을 해야 한다는 점과, 가격이 비싸고 정전기 발생 모듈이 있어야 해서 무게가 무겁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물론 충전 속도는 충분히 빨라 15초만 충전해도 30분 사용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사실 애플펜슬을 처음 만났을 때 드는 생각은 바로...

유리에 볼펜으로 쓰는 느낌이 든다

는 것입니다. 펜촉이 딱딱해 액정 위에 바로 사용하게 되면 필기할 때마다 딱딱 소리가 나서 도서관에서 사용하기 불가능할 정도로 시끄럽습니다. 그래서 종이 느낌이 나는 보호필름도 판매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아이패드의 아름다운 디스플레이를 망쳐버리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액정을 보호하기 위해 강화유리와 애플펜슬에 열수축 튜브를 이용해 튜닝을 했는데, 이렇게 하면 훨씬 더 필기감이 좋고 소리도 조용해지니 이 방법을 추천드립니다. 열수축 튜브 튜닝에 대해서는 워낙 많은 정보가 이미 나와 있으니 제가 굳이 방법을 일일이 설명하지는 않겠습니다.

마치며...

다 읽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사실 저도 짧고 핵심만 쓰는 것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서로 다른 기술을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는 것은 원래는 잘못된 것이기 때문에 기술의 차이에 대해 먼저 언급을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위 글을 다 읽고 무슨 생각이 드시나요? 애플펜슬의 승리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S펜의 편의성이 더 뛰어나다고 보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일반적인 필기를 하는 분들에게는, 둘 다 좋은 제품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러나 조금 더 아날로그적인 느낌을 내고 싶다면? 위 글을 다 읽으신 분들은 아마 어느 게 정답인지 말 안 해도 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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