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대전 후 독일 경제 기적의 원인
2차 대전 후 패전국이던 독일의 경제 복구와 부흥은 하나의 기적으로 불린다. 그 발전의 원인으로는 하나가 아닌 여러 가지를 꼽을 수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흔히 언급되는 내용 중 하나는 독일인의 근면성, 그리고 미국의 마샬플랜 덕분이라는 것이다. 2차 대전 이후 청소년 시절을 보낸 독일인들이 학교에서 배운 내용, 티브이에서 반복해서 보여주고 영화관에서 영화가 시작되기 전 보여주는 홍보영화에서 자주 보아온 내용도 마샬플랜이 어려움에 처한 독일인을 구한 축복이라는 내용이었다.
- 독일인의 근면성
물론 전후 독일인들은 근면했다. 특히, "젊은 남자들은 다 죽거나 부상자가 된 나라"에서 남편, 동생, 혹은 아들을 잃은 여성들이 스커트를 입고 맨손으로 무너진 건물의 불에 탄 돌과 철근을 옮기며 치우는 장면의 사진들은, 당시 사회를 표현하는 독일의 자화상으로 지금도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나 흥미로운 사실은 단지 노동 시간만을 비교했을 때, 당시 작성된 유럽 국가 간 노동 시간 비교 문서 어디에도 독일인들이 다른 유럽인들보다 일하는 시간이 유난히 길었다는 통계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오히려 유럽 평균보다 낮았다고 작성된 통계들은 있다. 즉 2차 대전 후, 어느 나라나 국가 재건에 국민들이 일을 많이 하던 시절이었고, 독일인만 유난히 근면해서 남다른 경제 기적을 이루었다는 표현은 해석의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1)
- 마샬플랜
알려진 대로 2차 대전 후 미국은 서유럽 여러 지역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던 있던 공산주의가 더욱 세력을 확장하여 서유럽이 공산화되는 것을 무엇보다 두려워 했고, 이를 막기 위해 전 유럽에 대규모 경제원조를 했다. 1948년부터 1952년까지 영국에 34억 4천 3 백만 달러를 지원했으나 독일은14억 1천 2백만 달러에 불과하다. 액수로만 본다면 훨씬 많은 지원을 받은, 승전국인 영국의 경제가 독일보다 나아야 했을 텐데, 1970년 세계 은행 통계에는 당시 서독의 일 인당 국민 소득이 영국보다 훨씬 높았다고 나와 있다.
마샬플랜으로 독일에 지원된 물품 가운데는 중요한 기계나 주요 원자재 등은 매우 드물었고, 독일은 주로 미국에서 많이 생산되던 면이나 담배 등의 시장으로, 나라 재건에는 필요 없는 물품들이 많았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 들어서는 마샬플랜이 전후에 분명히 도움은 되었겠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것처럼 결정적인 역할은 한 것이 아니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 1950 년
한국인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해다. 전후의 높은 실업률로 허덕이며 계속되던 수입초과 그래프를 그리던 독일은 1950년에 갑자기 수출초과의 곡선을 그리며 세계적 수출 대국이 된다. 무슨 일이 난 것일까.
바로 그 해 발발한 한국전쟁은 독일 무역 수지가 수출 초과로 전환하고 경제가 활기를 띠기 시작하는 중요한 한 원인이 된다. 독일은 전 세계가 필요로 하는 물건을 공급할 수 있었다. 어느 나라보다 우수한 기계, 무기제조에도 쓰일 수 있는 각종 부품, 강철같은 지하자원 등등. 1950년에서 1952년 사이 수출증가율은 200%에 달했다. 학자들은 한국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당시 독일의 괄목할 만한 경제 성장은 있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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